
기초연금, "소득 하위 70%"라는 말부터 풀어야 합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과 재산이 적은 쪽 70%에게 매달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하위 70%"라는 표현만 들으면 내가 거기에 들어가는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매년 초에 기준선을 금액으로 못 박아 발표합니다. 그 금액이 바로 선정기준액이고, 2026년에는 단독가구 월 247만 원, 부부가구 월 395만 2,000원입니다.
저도 부모님 생신 즈음에 "이번에 기초연금 신청해보라"는 말을 꺼냈다가, 정작 어머니가 "나는 집이 있어서 안 될 거야"라고 하시는 걸 듣고 기준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집이 있다고 자동으로 탈락하는 구조가 아니었고, 월급을 받고 있어도 상당 부분을 빼주는 공제가 따로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내 소득'이 아니라 '소득인정액'이라는 별도의 숫자로 심사한다는 점을 그때 알게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6년 기준 금액, 소득인정액을 계산하는 순서, 그리고 받게 되더라도 금액이 깎이는 세 가지 경우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숫자는 모두 2026년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2026년 기초연금 금액과 선정기준액
매달 받는 금액은 34만 9,700원
2026년 기준연금액은 월 349,700원입니다. 2025년 342,510원에서 7,190원, 약 2.1% 올랐습니다. 기초연금은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해 매년 금액을 조정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른 만큼 지급액도 따라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기준연금액'은 최대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조건을 충족한 모든 사람이 34만 9,700원을 그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설명할 감액 규정에 따라 이보다 적게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부부가 함께 받으면 각자 20%가 깎여 1인당 279,760원, 합계 559,520원이 됩니다.
선정기준액: 단독 247만 원, 부부 395만 2,000원
선정기준액은 "소득인정액이 이 금액 이하면 수급 대상"이라는 커트라인입니다. 2026년에는 단독가구 247만 원, 부부가구 395만 2,000원으로 정해졌습니다. 2025년과 비교하면 단독가구는 19만 원, 부부가구는 30만 4,000원 올랐습니다. 인상률로는 약 8.3%인데, 기준연금액 인상률(2.1%)보다 훨씬 큽니다.
선정기준액이 이렇게 큰 폭으로 오르는 이유는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준연금액은 물가를 따라가지만,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인구의 실제 소득·재산 분포를 조사해 "하위 70%가 들어오는 선"을 다시 그립니다. 노인 가구의 소득과 자산이 전반적으로 늘면 커트라인도 함께 올라갑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정리하면, 선정기준액은 '월급 247만 원'이 아닙니다. 소득인정액 247만 원입니다. 월급은 공제를 거쳐 소득인정액에 반영되므로,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라면 실제 월급이 247만 원을 꽤 넘어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월급이 적어도 재산이 많으면 소득인정액이 올라가 탈락할 수 있습니다.
소득인정액 계산 순서

소득인정액은 두 덩어리를 더해 만듭니다.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입니다. 공식으로 쓰면 이렇습니다.
소득인정액 = 소득평가액 + 재산의 소득환산액
1단계: 소득평가액 — 근로소득은 116만 원을 먼저 뺀다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2026년에는 월 116만 원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금액의 70%만 소득으로 봅니다. 공제액은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매년 조정되는데 2025년 112만 원에서 4만 원 올랐습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250만 원이라면 250만 원에서 116만 원을 뺀 134만 원의 70%, 즉 93만 8,000원이 소득평가액으로 잡힙니다. 월급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만 반영되는 셈입니다. 단독가구 기준선이 247만 원이니, 다른 소득과 재산이 거의 없다면 근로소득만으로는 꽤 높은 월급을 받아도 수급 범위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공제는 근로소득에만 적용됩니다. 사업소득, 임대소득, 이자·배당소득,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 소득은 원칙적으로 전액이 소득평가액에 들어갑니다.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라면 같은 금액을 벌어도 근로자보다 소득평가액이 크게 잡히는 구조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2단계: 재산의 소득환산액 — 거주지역별 공제가 먼저
재산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월 소득으로 환산한 값'으로 반영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일반재산(주택·토지·건물 등)에서 거주지역별 기본재산액을 공제합니다. 2026년 기준 대도시 1억 3,500만 원, 중소도시 8,500만 원, 농어촌 7,250만 원입니다. 둘째, 금융재산에서 2,000만 원을 추가로 공제합니다. 셋째, 공제 후 남은 재산을 합산해 연 4%의 환산율을 적용하고 12로 나눠 월 금액으로 바꿉니다.
중소도시에 사는 분이 공시가격 2억 원 주택과 예금 3,000만 원을 가진 경우를 계산해보면, 주택은 2억 원에서 8,500만 원을 뺀 1억 1,500만 원, 예금은 3,000만 원에서 2,000만 원을 뺀 1,000만 원이 남습니다. 합계 1억 2,500만 원에 연 4%를 적용하면 500만 원이고, 12로 나누면 월 약 41만 7,000원이 재산의 소득환산액입니다.
자동차는 별도 기준이 적용됩니다. 차량가액 4,000만 원 이상이면 고급자동차로 보아 가액 전액을 월 소득으로 환산하는 강한 규정이 걸립니다. 다만 차령 10년 이상, 생업용 차량, 화물·특수자동차 등은 예외로 완화될 수 있으니 본인 차량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위 두 사례를 합치면 소득평가액 93만 8,000원 + 재산환산액 41만 7,000원 = 약 135만 5,000원입니다. 단독가구 기준선 247만 원보다 낮으니 수급 대상이 됩니다.
받더라도 깎이는 세 가지 경우

부부감액 20%
부부가 둘 다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자의 금액에서 20%를 감액합니다. 2026년이면 1인당 279,760원, 부부 합계 559,520원입니다. 한 사람만 받는 경우에는 이 감액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연계감액
국민연금을 많이 받으면 기초연금이 줄어듭니다. 조건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할 때입니다. 국민연금 급여액이 기준연금액의 150%인 524,550원을 넘고, 그 안에서 소득재분배 성격의 A급여액이 262,270원을 넘는 경우입니다. 둘 중 하나만 해당되면 감액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연계감액이 적용되더라도 기준연금액의 50%인 174,850원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기초연금이 0원이 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많아 기초연금을 포기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하한선이 보장된다는 점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역전 방지 감액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에 거의 닿은 사람이 기초연금을 전액 받으면, 기준선을 살짝 넘어 탈락한 사람보다 총소득이 높아지는 역전이 생깁니다. 이를 막기 위해 기준선에 가까울수록 지급액을 줄이는 장치가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소득인정액 + 기초연금"이 선정기준액을 크게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식이며, 이 때문에 커트라인 근처에서는 몇 만 원 단위만 받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신청 시기와 방법
기초연금은 신청해야 받는 제도입니다. 자동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2026년에 만 65세가 되는 1961년생이 신규 신청 대상이고, 생일이 있는 달의 한 달 전 1일부터 신청할 수 있습니다. 1961년 2월생이라면 2026년 1월 1일부터 신청 가능하고 2월분부터 지급됩니다.
신청 창구는 네 곳입니다. 국민연금공단 지사,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복지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 국민연금공단에 전화(1355)해 방문 신청을 요청하는 '찾아뵙는 서비스'입니다. 온라인 신청은 본인 인증만 되면 집에서 끝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대상인지 가늠하고 싶다면 복지로의 모의계산 기능을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득과 재산 항목을 입력하면 소득인정액을 추정해줍니다. 다만 모의계산은 참고용이고, 실제 판정은 공적 자료 조회를 거쳐 결정됩니다. 탈락 통보를 받았더라도 소득이나 재산이 줄었다면 다시 신청할 수 있고, 매년 선정기준액이 오르기 때문에 작년에 아깝게 탈락했다면 올해 다시 확인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마무리
2026년 기초연금의 핵심 숫자는 네 개입니다. 월 최대 349,700원, 단독가구 선정기준액 247만 원, 부부가구 395만 2,000원, 그리고 근로소득 공제 116만 원입니다. 이 네 개만 들고 있어도 본인이 대상 범위에 있는지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월급이나 집값을 그대로 기준선과 비교해 "나는 안 되겠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신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심사 대상은 소득인정액이고, 그 과정에는 근로소득 116만 원 공제와 70% 반영, 거주지역별 기본재산액 공제, 금융재산 2,000만 원 공제가 차례로 들어갑니다. 공제를 거치면 체감보다 낮은 숫자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을 미리 내리기보다 모의계산을 한 번 돌려보고, 애매하면 신청해서 공식 판정을 받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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